서울=뉴시스】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잡는데 성공한 중국은 자국에서 개최되는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종합1위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홈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이 세계 정상 등극의 적기라고 믿고 있다.
전통적으로 라켓 종목에 강세를 보였던 중국은 세계 정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5개의 메달이 걸린 배드민턴에서 전 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전 종목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중국일지라도 남자복식 부문만큼은 금메달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정재성-이용대 조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환상의 호흡'으로 선배들의 뒤를 잇는다
지난 2004아테네올림픽 당시 한국은 5개 종목에 모두 출전했지만 1개의 금메달을 따내는데 그쳤다.
배드민턴 강국인 중국은 3개 종목에서 정상에 올랐고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남은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이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낸 종목이 바로 남자복식이다. 김동문-하태권 조는 결승전에서 대표팀 동료인 이용수-유용성 조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태릉선수촌에서 막바지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정재성-이용대 조는 당시 금메달리스트였던 하태권 코치와 함께 선배들의 영광 재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 코치는 "현재 두 선수의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 의욕도 매우 넘친다"며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2년여간 호흡을 맞춰온 두 선수는 올 시즌 들어 절정에 오른 감각을 뽐내며 출전하는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정재성-이용대 조는 다른 정상급 선수들에게 비해 빠른 스피드를 보이지는 않지만 정확성 높은 공격을 자랑한다.
또한, 후방에서 시도하는 정재성의 스매싱과 이용대의 네트플레이는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 열린 세계남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위기마다 승리를 챙기며 한국의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결승전에서 한국은 세계최강 중국의 벽에 막혀 1-3으로 패해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정재성-이용대 조는 팀의 유일한 승리를 거두며 중국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정재성-이용대 조가 상대했던 선수들은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될 카이윤-후하이펑 조 였다.
▲사상 첫 안방 올림픽, 한국에 질 수 없다!
중국의 카이윤-후하이펑 조는 세계랭킹 3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세계랭킹 1위는 인도네시아의 마르키스 키도-헨드라 세티아완 조다. 그 뒤를 정재성-이용대 조가 바짝 쫓고 있다.
하지만, 하 코치는 베이징올림픽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로 카이윤-후하이펑 조를 꼽았다.
하 코치는 "세계랭킹 4위까지는 순위의 의미가 없다. 종이 한 장의 실력 차이를 보이고 있어 그 날 컨디션에 따라 메달 색깔이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중국 선수들이 우리에게는 더욱 어려운 상대다"고 밝혔다.
하 코치가 중국 선수들을 더욱 경계하는 이유는 세기를 위주로 하는 플레이스타일 때문이다. 카이윤-후하이펑 조는 정재성-이용대 조와는 달리 강한 스매싱과 빠른 스피드를 주무기로 사용한다.
그는 "이들은 스매싱도 좋고 공격력도 좋다. 또한, 빠른 스피드까지 지니고 있다"며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홈 코트의 이점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카이윤-후하이펑 조에게 일방적인 성원을 보내 줄 것이다.
이 같은 응원은 상대팀에게는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오지만 카이윤-후하이펑 조에게는 무엇보다 큰 동기부여가 된다.
지난 26일 발표된 베이징올림픽 대진표에 따르면 정재성-이용대 조와 카이윤-후하이펑 조는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물론, 이 대결이 성사되려면 두 팀은 단 한 번의 패배도 당해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2등은 오랫동안 기억되지 않는다. 1등의 기억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어느 팀이 팬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게 될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