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복식 금맥을 이어야죠.”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의 막내 이용대(20·삼성전기)가 짧지만 강한 어조로 금메달을 자신했다. 이용대는 정재성(26·삼성전기)과 함께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배드민턴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번 올림픽에 걸린 금메달은 총 5개. 한국은 이 중 금메달 1개(남자 단식 또는 복식)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금맥을 잇는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복식에 강하다. 92년부터 총 다섯 차례 올림픽 중 복식에서만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는 역시 이용대-정재성 조다. 세계랭킹 3위인 이-정 조는 올해 영국오픈·스위스오픈에서 연속 우승했다.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정 조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동문-하태권 조가 은퇴한 뒤 2006년 1월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정재성은 강력한 스매싱이, 이용대는 네트 플레이와 순발력이 뛰어나다.
이용대는 2006년 주니어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 복식, 혼복에서 우승하는 등 3관왕에 오르며 ‘제2의 박주봉’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성인무대에서 올라와서는 초반 파워 부족으로 고전했다. 이용대는 체력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처음에는 30㎏ 바벨을 12번씩 3세트 정도만 해도 힘들어했다. 하지만 지금은 50㎏ 바벨을 4세트나 해도 거뜬하다. 동물적인 감각을 지닌 이용대에게 파워가 붙자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격이 됐다. 정재성은 “용대가 파워가 붙으면서 수비는 물론 공격력이 좋아졌다. 용대가 쉽게 해결을 하니깐 후위에서 더 편안하게 공격할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이용대는 “인도네시아·중국·말레이시아와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이지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반드시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가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깜짝 이변의 주인공
남자 단식은 올림픽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중국은 물론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유럽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싹쓸이를 노리고 있는 중국도 그동안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는 단 한 개의 금메달밖에 따지 못했다. 한국은 박성환(10위)·이현일(11위)이 깜짝 이변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세계랭킹 1위 린단에게 박성환(24)은 요주의 인물로 꼽힌다. 186㎝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매싱이 일품으로 ‘린단 킬러’란 별명을 갖고 있다. 둘은 3승3패로 상대 전적은 동률이지만 박성환이 한번 상승세를 타면 누구도 걷잡을 수 없다. 지난해 초 중국인 리마오 코치에게서 스윙 폼을 교정받으면서 실력이 급성장했다. 박성환은 올해 아시아선수권 남자 단식에서 아시아 강호들을 모두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박성환은 “그동안 많은 연습을 한 만큼 반드시 만리장성을 넘어 남자 단식에서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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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문승진기자
사진-김민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