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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뉴스] 이현일-린단 경기사태 경과(만평)

배드민턴김기석 2008. 1. 31. 13:20

1월28일 코이라오픈 남자 단식 결승 이현일(한국)-린단(중국) 경기가 장충체육관에서 벌어 졌다.

세계랭킹1위 린단은 코리아오픈에 앞선 말레이지아 오픈에도 참석하지 않고 이번대회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현일의 경우 세계랭킹 28위로 순위를 10권으로 끌어 올려야만 올림픽출전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라 많은 점수 확보가 필수인 상황. 우승이 필요했다.

 

1세트 초반 기분좋게 4점을 먼저 따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벌였으나 린단의 신들린 플레이에 이후 1점도 뽑지 못하고 1세트를 쉽게 내줘 2세트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2세트초반 이현일 선수는 10여점 가까이 리드하며 앞서갔으나 린단의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결국 15점여에서 동점을 허용하며 시소게임은  듀스끝에 2세트를 어렵게 이겼다.

  

1세트를 쉽게 이긴 린단은 2세트도 가볍게 끝날거란 생각이었을까. 초반 연속실점으로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2세트는 이현일 선수의 침착하고 표정변화 없이 자신있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때까지  선심들의 판정은 린단에게 불리하게 선언하면 주심이 다시 정정하기를 서너번 하며 린단의 심기를 건드렸다.

2세트 많던 점수차를 좁히며 동점을 만들었던 린단은 2세트에 끝내려고 경기에 최선을 다해 집중했지만 선심의 판정에 불만을 품고 정신적으로 약간 흔들렸던것 같다.

 

마지막 3세트. 많은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이 이어졌다.

3세트는  박빙의 경기였다. 린단이 약간 앞서면 이현일이 바로 따라붙었다. 린단은 초조했다. 한 두점만 더 벌리면 이길것 같았지만 이현일이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이현일에게도 몇 번 앞설 수 있는 상황이 왔지만 어깨에 힘이 들어 갔는지 힘차게 휘드른 스매싱은 네트에 걸리며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

 

10점대 후반으로 갈수록 린단은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다. 경기도 경기지만 선심의 판정때문이었다. 3세트도 선심들은 여전히 린단에게 불리하게 판정했다. 그러면 다시 주심은 번복하며 원상태로 돌려 놓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데도 이현일선수는 항의 한 번하지 않았다. 이현일선수도 인아웃판정이 잘못되고 있음을 알고 있는듯했다.

어떤 선수든 자신이 분명히  봤는데 다르게 결론이 내려진다면 항의를 할 수밖에 없을것이다. 받아 들이는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제 린단은 선심이 싸인을 내면 바로 주심을 본다. 그리고 번복. 린단은 다시 선심을 보며 당신들을 못믿겠다는 표정을 지어보이곤 했다.

 

선심의 판정은 이현일선수에게도 심리적인 압박을 주었다. 주심의 판정번목으로 선심의 판정이 이현일선수에게 점수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린단의 뒷라인에 떨어지는 콕을 이현일선수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선심의 인이란 싸인에 맘을 놓고 있으면 다시 번복. 흔들릴수 있었다. 그러나 이현일 선수는 침착했다. 잦은 번복 과정속에서 묵묵히 플레이에 집중하였다.

 

21-21상황에서 린단은 참지못할 상황을 맞이했다.

어렵게 듀스를 만들어낸 이현일. 21-21상황 이현일코트 오른쪽라인쪽에서 스매싱 찬스를 잡았다.  스매싱은 린단의 왼쪽라인을 벗어났다. 약 10여센티미터는 벗어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다시 선심은 인을 선언했다. 흥분한 린단은 주심에게 다시 판정을 요청했다. 이 때 주심이 선심의 판정을 인정했다. 워낙 빠른 스매싱이라 주심도 자세히 보지는 못한 듯하다. 지금까지의 번복판정들은 대부분 콕의 스피드가 빠르지 않은 클리어위주의 코트뒤쪽에 떨어지는 콕이라 주심이 정확히 짚어낼 수 있었으나 이번스매싱은 주심먼쪽 옆라인에 떨어져 선심의 판정을 인정했다.

 

린단은 너무화가나 라켓을 집어던졌다. 이때 린단의 전스승으로 한국팀코치로 와있던 중국인 리마오 코치가 한국팀벤치에 앉아 린단에게 무언가 소리쳤다. 갑자기 린단은 리마오코치에게 격렬히 소리를 질렀고 중국인코치들이 합세하면서 말리고 뒤엉키면서 실갱이가 벌어졌다. 분위기는 험악했다.  린단에게 다가온 이현일선수에게는 감정이 없는듯 됐다는 투로 이현일선수를 한 발 뒤로 물러서게 하였다.

 

 

 

 

 베이징올핌픽을 목표로 타도 중국을 외치면 훈련하던 한국팀에게는 리마오코치가 필요했겠지만 반대로 중국팀입장에서는 리마오코치를 그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실력이 월등하게 차이나면 모를까 중국에게는 한국이 위협적인 존재인 상황이었고 2007년말에 벌어진 차이나오픈에서 정재성-이용대 남자복식조가 결승에서 심판판정에 항의하면서 게임을 포기했던 일도 있어 양국은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올핌픽이라는 큰 대회가 있어서일까.  코치가 린단에게 몇 마디 한 이후 린단도 더 이상 거친행동을 하지 않았다.

린단의 거친행동에 심판은 예로카드를 빼어 들었고 경기는 계속 되었다.

 

이 후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였지만 앞설수 있는 상황에서 1점을 뒤진상황을 린단은 극복하지 못하고 25-22로 패하였다.  

 

   

린단에게는 코리아오픈 우승에 대한 액착이 많았을 것이다.

린단은 작년에 그의 연인인 지싱펑과 나란히 남녀단식 동반우승하며 대회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결승은 그에게 상처를 남겼다.

 

 

우승을 놓졌다는것 보다도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없었던 자신이 아직도 대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모두에게 각인시켜 주었다.

23세라는 젊은나이에 그럴수 있다는 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번 대회에 억울하다고 생각하기 앞서 생각해 보라.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플레이하는 이현일선수를 직접보지 않았는가?

비록 실력은 앞설지 모르지만 배울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 경기후 한국언론은 린단을 질책하기 바빳다.

세계1위를 꺽었다는 타이틀아래에는 린단의 매너에 대해 한결같이 질타하고 있었다.

 

이번 경기를 정확하게 보도하는 신문은 찾을 수가 없었다.

또 네티즌들의 의견도 엊갈렸다.

 

현장에서 경기를 본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린단의 항의에 무게를 두었다.

그도 그럴것이 현장에서는 선심들의 판정이 그렇게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가까이에서 본 경기관계자나 선수들은 선심의 판정에 도가 지나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TV를 본 많은 네티즌중에 어느정도 배드민턴을 아는 네티즌들도 이런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냥 평소 재미로 본다면 편파적인 해설에 린단의 잘못만으로 치부할 상황이었다.

 

나는 이 경기전부터 선심의 판정에 무리가 많았다는 사실을 보아 왔었다.

전재연선수의 준결승전때도 그랬고 이용대-이효정선수의 준결승전 등 한국선수와 싸우는 상대선수들의

날카로운 반응을 몇자례 보았다.

 

이번 코리아오픈은 슈퍼시리즈로 격상되면서 상금면에서나 선수들 모두 올림픽을 그대로 옮겨 놓을수 있는 대회였다.

하지만 대회편의나 시설 자원봉사는 무난한 듯 보였으나 선심의 편파판정으로 대회에 큰 오점을 남겼다.

 

올림픽에 좋은 성적을 내기위해 우리선수 한 명이라도 더 출전시켜 좋은 선수들과 경기시키고 랭킹도 올리고자 했던 목표는 어느정도 성과를 보았는지 모르나 외국 선수들에게는 다시 대회에 참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는 의문이다.

 

사회는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스포츠도 변화해야 한다.

스포츠에서도 애국주의에 빠져있을것이 아니라  옳은 말을 해야한다.

 

지난 월드컵축구때의 신문선해설위원이 소신있는 발언으로 물러났다. 그 후 축구 전문가들은  신문선해설위원의 해설이 옳았다고들 한다. 어떤 해설위원도 말하지 않았던 옳은말을 국민이 싫어한다고해서 정확하게 해설해야할 자리에서 하지 못한것이 우리의 현실이다.